제 26회 전국 일요화가회 스케치대회가
10,4~5일
창원에서 개최하였다.
2년전부터 계획을 세워 손님 맞이를 할 준비를 하였다.
그동안 회장님을 비롯하여
임원진들과 회원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 * * *
전국대회를 앞두고 우리 회원들은 걱정이 앞섰다.
그동안 전국 모임에 참여를 해 보았지만
직접 우리가 손님을 맞아 들여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부터 창원에서 개최하기를 다른 지역에서 원하였지만,
주로 여성 회원들로 이루어졌기에
다음으로 미루기만 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형편이었고
다행히 람사르가 창원에서 개최되는 계기로
창원시의 지원과 협조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명색 홍보담당이었는데
개인적인 일로 바쁘고 홈피를 이용하는데 불편하여
홈페이지 방문도 게을리 하였다.
올해는 야외 스케치가 열리는 날이면,
무슨 일들이 겹쳐 야외스케치도 몇번 나가지 못하였다.
이번 금요일 리허설 모임이 있는 날에도
친구딸 결혼식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토요일 아침 약속 시간인 9시 반에 송선생님을 만나
북면 온천장 행사장으로 가기까지도
늦잠을 즐기는 남편은 아직 깊은 잠속에 빠져 있었다.
남편의 지원과 배려없이
주부인 여자가 자기의 취미 생활을 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더구나 내 남편처럼 자신의 아집에 강한 남자는 더욱 힘들다.
한달 전부터 창원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하므로
우리 회원들이 1박 2일로 봉사해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남편은 항상 못 들은 척 하거나 부정적으로 대하였다.
월요일부터 중2 딸아이 시험기간이라
나도 집을 비우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았지만
딸아이가 좋아하는 카레라이스를 이틀분 만들어 놓고
(사실 딸보다 남편과 아들이 더 까다로운 식성이다)
아들에게 엄마 간다~!인사말 남기고 집을 나섰다.
1박하는 날이지만 내 가방은 간단했다.
바람막이 점버, 타올한장, 속옷한장, 치솔하나.
송선생님은 내가 차를 타면 차비대신 항상
그동안 읽은 책을 이야기 해 달라고 하신다.
이번에 읽은 삼국지 이야기에 빠져서
우리는 항상 가는 주남 저수지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오늘 행사는 북면에서 열리고 있는데....
중앙 분리대가 있어서 차를 돌리기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그냥 주남 저수지를 지나 북면으로 가기로 하였다.
많이 우회하는 도로였지만 코스모스와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을 들판을 즐기면서 북면에 도착하니
벌써 몇명 회원들이 나와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벤트 회사에서 축제장에 설치한 천막과
음향 시설 테스트음으로 한결 분위기가 붕 뜨는 것 같았다.
우리는 테이블 정리, 스티커 붙이기, 풍선불기,
숙소 체크하기등으로 손님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내가 담당한 광주팀은 2시에 출발할 거라고 하였는데
전화를 하여도 연락이 되지 않아 답답하였다.
다른 팀들은 다 도착하여도 광주팀은 오지 않았다.
어렵게 통화가 되었는데 섬진강 휴게소라고 했다.
어두움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각에
드디어 광주팀이 도착하였는데
이미 식은 시작되었고,
북면 손두부와 와인도 동이 나 버렸다.
낮에 설치한 천막이라 생각을 하지 못하였더니 중요한 불이 없었다.
세상에....
늦게야 전등을 설치하였는데 불빛이 컴컴하여
오히려 주름살 보이지 않아서 좋다고 깔깔 웃었다.
1부 행사가 끝나고 저녁 식사도 어둠속에서
뭐가 차려있는지도 모르고 식은국으로 밥을 먹었다.
자꾸만 살이 찌는 것 같아 오히려 저녁을 간단하게 먹는게 좋았다.
2부 행사가 시작되어
각지역의 대표가 나와 장기 자랑을 시작할 시간에
남편의 전화가 걸려왔다.
쿵짝거리는 음악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전하여지자
남편은 도대체 뭐하는 여자냐고 고함을 쳤다.
"딸아이 시험보는데 엄마가 곁에서 지켜 줘야지."
"엄마가 지킨다고 공부한다면 그게 공부냐?"
"듣기 싫으니 지금 당장 집에 와~"
"차 없어 못가니 데리려 와~!"
"택시타고 곧 안오면 가만 두지 않을 줄 알아~!"
서로의 감정이 극으로 곤두서서 고함을 질렀다.
화가 치밀어 하늘을 올려다 보니 흐린 하늘에
초승달이 내 어지러운 마음처럼 희미하기만 하였다.
다시 전화를 하니 받지 않고 딱~! 끊어버렸다.
어쩌나....
이번에는 정말 내가 강하게 나가야지....
내일 밤까지 일해야 하므로 갈 수없다는 메세지를 보냈다.
조금 후 서울에서 내려 온 동생의 전화가 왔다.
내일이 시어머니 생일이어서 내려 왔는데
지금 형부랑 횟집에 있는데 그냥 집에 오는게 좋겠단다.
어쩜 모두가 이렇게 비협조적인지?
내 마음은 점점 무겁기만 하였다.
다만 아들만 그냥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엄마는 게획대로 하세요 한다.
마음이 뒤숭숭하니 잠도 오지 않았다.
초저녁 잠을 놓치면 잠들기 어려운데다가
계속 문두드리는 소리,샤워하는 소리....
하루쯤 못자면 어때....
아직 새벽이 오려면 한참 멀었을 텐데
어디서 울리는 닭우는 소리....
아, 여기가 시골이구나....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아도 흐린 하늘에는 별빛도 없었다.
어제 저녁 이선생님께
나 대신 광부팀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길 잘했지....
내일 아침 스케치장까지 가는 것 보고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야 하겠어....
늦게야 잠이 들었나 보다.
누군가가 어머나...벌써 6시야....
하는 바람에 후다닥 일어나 세수만 하고
밖으로 나오니 쏴하고 코끝을 스치는 가을냄새.
안개로 앞을 분간하기도 어려웠다.
아침밥을 먹고 들판을 걸어보고 싶었다.
광주팀 도시락을 챙겨야 하므로
농로를 따라 조금 걸어보고
물새가 먹이를 찾는 수로도 바라보고
되돌아 와서 도시락을 챙겨,
이선생님과 함께 광주팀 버스로 가서 인사를 했다.
지난밤 숙소가 깨끗하고 물도 참 좋았다고
여러 사람이 인사를 해주었다.
끝까지 챙겨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사진도 찍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돌아오는 버스속에서 마음이 착찹하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하면서도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지?
하는 생각이 더 크기만 하였다.
집에 돌아오니 딸이 반겨하면서도 미안해 했다.
나중,
내가 아라야 엄마가 옆에 있으니 좋아?
하고 물었더니,
응, 엄마가 옆에 있으니 한결 마음이 안정돼...한다.
그래.
네가 좋다면 난 아무래도 괜찮아.
하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만 주남 저수지로 향한다.
지금쯤 모두 물가에 자리잡고 화구를 펼치겠구나.
나는 이사람 저사람 그림 그리는 것 구경다닐테고....
생각에 잠겨있는 내 곁에서 딸아이가 하는 말.
엄마, 내 시험 끝나면 엄마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다 가도 좋아.
한다.
그래, 고마워....
하면서도
남편과는 당분간 얼굴 마주치기도 싫다.
북면 행사장에 설치된 안내문.
토요일 아침부터 행사 준비에 바쁜 핵심 일꾼들. 군애, 인숙, 영희씨.
천막과 의자는 잘 설치하였는데 이때까지 전등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음.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은 임원진 선생님들.
테이블에 하얀 종이를 깔아야지~~~
풍선도 불어축제장 분위기로 만들어야징~~~
짧은 가을해는 어느듯 서산으로 넘어갈 준비를....
상차림을 도우고 있는 여 회원들.
어처구니 놀이패의 식전행사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각지역에서 오는 회원들을 맞이할 우리 회원들.
기타줄도 맞추어 보고.
일찍 도착한 서울팀들.
부산팀.
창원팀.
드디어 개막식이 시작.
부회장님의 연혁보고.
윤병석교수님의 개막 축하 메세지.
밤은 점점 깊어가고.
축하 기념 연주회.
저녁 식사후 어울림 한마당.
�주회원의 멋진 노래솜씨.
응원하는 창원팀.
광주팀 공연.
마지막 축하연주.
마지막으로 어깨를 잡고 빙빙 맴돌적에도 나는 마음이 착찹해 혼자 외떨어져 있었다.
깜짝 놀라 일어났어도 분단장은 해야지...경희님은 참 성격이 좋았다.
항상 깔끔한 류정화님은 꽃단장을 생략할 수 없지?
새벽 안개속의 코스모소와 메밀꽃밭.
이슬을 마시고 자라는 벼.
아침을 준비하는 물새한마리.
농로사이를 흐르는 수로.
광주회원들과 작별을 아쉬워하며...
지난밤 노래와 춤솜씨를 보인 광주회원님과 함께.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혜경 아드님 결혼식 (0) | 2008.10.08 |
---|---|
전국화가회 회원 사진모음. (0) | 2008.10.06 |
오리 가족 나들이 (0) | 2008.09.24 |
길벗 농원의 밤따기. (0) | 2008.09.23 |
순한 양들의 무학산 등반 (0) | 2008.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