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갑자기

푸른비3 2006. 11. 24. 06:50

나는 혼자서 여행 떠나기 좋아한다.

언어에 자신이 없고

혼자서 숙박지 정하고 밥 사먹고 하는

번거로운 일 하기 싫어,

그냥 편안한 페케지 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20년만 젊었다면

틀림없이  자유 베낭 여행을 할것인데....

 

이번에

남편이 입사 25주년 기념 휴가를 받은 모양이다.

내게 이야기 해 주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틀림없이 휴가 보너스도 받았을 텐데,

아니라고 손사래 치니, 어쩔 수 없고.

 

남편은 비행기 공포증이 있어서

비행기 타는 것을 정말 꺼린다.

그래서 이번에 친구랑 둘이서

배를 타고 중국 상해로 가기로 하였었다.

나는 그 기간에 혼자서 긴 휴가를 보내야지...하고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

부산 번개도 마음 편하게 가야지. 하고.

 

그런데 일이 틀어져 버렸다.

친구가 갑자기 회사에 일이 터져

출국을 못하게 되었다.

 

이왕 마음 먹은 것이니

비행기로 상해,항주, 장가계 다녀 오라고

4박5일 페케지 여행을 신청해 주었다.

그런데 그것마저

모집이 잘 되지 않아 취소되었다.

 

대신 일본 북해도는 가능하여

그 상품으로 전환하여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데

아, 이 남편

수요일 부터 혼자서는 도저히 못 가겠다고

취소 해 달라고 야단이다.

 

이미 다 체크 된 상태이니

위약금을 물러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나도 함께 떠나게 되었다.

 

아직 초딩 6학년 딸은 내 손이 필요하고

더구나 군대간 아들이 지난 월요일부터

휴가 나와 있었기에 도자히 갈 수 없다고,

제발 혼자서 여행 다니는 즐거움을 누려 보아라고

아무리 설득하여도 말이 먹히지 않았다.

 

니가 집에서 특별히 아들 딸에게 해 주는 게 뭐 있냐고

하는데는 할 말이 없었다.

딸 아이는 혼자서 준비물 잘 챙겨 가는 편이고

(초저녁 잠이 많은 나는 항상 아이들 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에 숙제도 한번도 도와 주지 못했다.)

아들도 집에서 밥 먹는 날이 드문 편이니

그냥 눈 딱 감고 함께 떠나기로 하였다.

아이들에게 정말 엄마 없어도 좋으냐고

몇번이나 확답을 받고....

 

여행은

일상에서의 일탈아닌가?

왜 혼자 가는 걸 꺼려하는지

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남편은 영원한 어린 철부지인가?

 

 

 

출처 : 55년 을미생 쉼터
글쓴이 : 푸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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