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내 고향 마산-2. 가포

푸른비3 2026. 1. 26. 16:24

2026. 1. 17. 토.

 

내 청춘의 시절 가포는 데이트 코스였다.

마산 시민의 해수욕장이 광암해수욕장으로 옮겨진 후

가포는 유원지로 변하여 술집에서 늘 쿵작쿵작 음악이 흘려 나왔다.

 

육지로 반원을 그리며 바다가 들어왔고 늘 호수처럼 잔잔하였다.

여학교 시절 소풍 장소였던 가포로 가기 위해서는 시내버스를 타고 갔는데

가포 고개는 가팔라 때로는 버스에서 내려 언덕을 걸어서 넘어 가야했다.

 

고개를 넘으면 가포 국립 요양원이 마치 엄마의 품 속 같은 포근한 

양지 바른 곳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가장 온화한 장소라고 하였다.

나는 그 결핵 요양소의 환자를 우연히 알게 되어 가끔 면회를 가기도 하였다.

 

조금 더 들어가면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마산교육대학이 있었다.

내 친구들은 몇 명 그 교육대학을 다녔지만, 나는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여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세월이 흘려 이제는 그 유원지였던 가포바다는 매립되어 버렸고

마산교육대학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가포고등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나무 보트를 젓다가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기도 하였던 추억의 장소.

 

아침을 먹은 후 나는 홀로 가포 바다를 가 보기로 하였다.

아들과 며느리는 어린 손자들 수영장. 도서관 등으로 데려가야 했고,

아라는 모처럼 중학 시절 친구들 만나기로 약속하여 혼자 나섰다.

 

아들은 같이 외식하기 위해 1시까지 돌아오라고 하였다.

나는 아들 집 근처의 마산 야구장 앞에서 버스를 탔다.

바다가 보이면 그냥 그곳에 내려서 바다를 보고 오리라 생각했다.

 

마산 살 적에는 자주 가포를 갔지만 버스를 타고 가기는 처음이었다.

마산은 오래된 도시로 해안을 따라 길게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어시장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바다로 갈 수 있겠지 짐작하였다.

 

그런데 내가 짐작으로 탄 버스는 가포 고등학교가 종점이었다.

보따리를 튼 마을 아낙에게 물으니 자기를 따라 환승하라고 하였다.

아낙이 내리는 장소에 따라서 같이 내리니 바로 그 앞이 바다였다.

 

겨울답지 않는 포근한 기후. 파란 하늘에 투명한 햇살이 눈부실 정도였다.

아침 햇살을 받은 바다는 수정을 부려 놓은 듯 반짝였다.

바다와 연결된 갯여울에 나룻배 한척이 비스듬한 모습으로 매여 있었다.

 

원만한 원을 그리며 바다와 연결된 목책으로 산책나온 시민들이 보였다.

강아지와 산책나온 아가씨에게 이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가포 수변 공원이라고 하였다.

나룻배를 찍으니 내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면서 더 들어가면 아름답다고 알려 주었다.

 

동백나무 앞사귀는 겨울인데도 참기름이라도 바른 듯 푸른 빛으로 반질반질하였다.

잎을 다 떨꾼 나목은 파도소리에 귀기울이듯 몸을 바다쪽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벚꽃이 필무렵 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마산 살 적에는 왜 이런 길을 몰랐을까? 

 

이곳은 가까운 곳이라서 남편과 드라이브 할 적에는 오지 않았던 곳이었다.

한 굽이 돌면 바다가 나오고, 또  한 굽이 돌면 아기자기한 마을이 나오는 

바다길을 달려 수정. 구실. 옥계 등 지금은 지명도 잊어버린 곳으로 다녔다.

 

버스를 타고 옮으로써 이렇게 예쁜 바다 산책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 혼자서 종종 이곳을 찾으리라 생각하면서 연싯 방긋 웃음이 나왔다.

아들과의 약속을 생각하고 되돌아 나오려니 아쉬워 자꾸만 뒤로 돌아보았다.

 

 

가포해수욕장 터.

 

마산교육대학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가포고등학교가 들어섰다.

 

옅은 개여울에 묶여 있는 나룻배.

 

수변공원에서 이어지는 산책로.

 

산책로의 나무들은 바다로 향해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있었다.

 

터널을 이룬 나뭇가지

 

반짝반작 윤이나는 상록수 잎사귀

 

잘 정비된 산책로.

 

저 멀리 마창대교가 보였다.

 

수정을 뿌려 놓은 듯 반짝이는 바다.

 

안내도.

 

바다를 바라보는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고 싶었던 작은 카페.

 

노선 버스 안내되 내가 탄 버스는 22번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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