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 수.
11월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 * * *
11월의 첫날이다.
준비도 없이 손님을 맞이한 기분이다.
이외수 시인은 '인간사 모두가 고해' 라고 하였다.
나도 바람에 떠밀려 가을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주변은 어느새 곱게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11월의 첫날, 가을빛으로 물들고 싶어 단양을 찾았다.
스카이워크 안내도.
만학천봉에 위치한 스카이웨이.
전망대 설명판.
튼튼한 철골빔으로.
둥글게 나선을 그리면서 올라간 스카이웨이.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남한강.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런 철골물을 설치하였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꼭 이런게 필요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위에 설치한 안내도.
안개인지 시야가 흐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억새밭을 걷고 싶었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 산책을 하기 위한 수양개 근린공원이 있었고
나무로 만든 테크가 강을 따라 이어져 있어 누구나 가벼운 걸음으로 걸을수 있었다.
수양개 근린공원 안내도.
하얗게 머리를 풀어헤친 억새밭.
억새밭에서 일행과 함께 기념사진.
물속에 잠긴 산이 물이 줄어 하얀 허리를 드러낸 모습이 안타까웠다.
강을 끼고 잔도가 이어져 있었다.
아래는 절벽이 이어져 있다.
오래전 다녀온 중국 장가계의 잔도를 생각나게 하였다.
잔도가 끝나는 지점에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들.
강을 내려다 보는 벚나무도 물들기 시작.
이 구조물도 새로 설치한 듯.
강변의 갈대.
정성스러운 점심상.
사인암 가는 길
개울을 사이에 두고 양 옆의 가을로 물드는 풍경.
사인암은 오래전 가족이 함께 찾았던 곳이라 문득 옛추억을 되살리게 하였다.
그 옛날,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편에서 바라본 사인암앞에서,
너럭바위위에 하얀 수염이 긴 선인들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 상상하였는데,
지금은 줄어든 물위에 듬성듬성 솟아 난 나무들만 눈에 들어왔다.
그만큼 세월이 흘렸고 내 상상력도 내 몸과 함께 말라버린 듯 하였다.
사인암 가는 개울의 너럭바위.
강 거너편의 두 그루의 멋진 자태의 소나무.
물속의 반영이 더욱 아름답다.
사인암 곁의 청련암.
사인암.
오래전 가족과 함께 찾았던 사인암 아래로는 제법 수량이 풍부한 물이 흘렸던 기억이 난다.
맑은 물을 내려다 보는 일행들.
마치 바둑판을 연상시키는 사인암.
가을에 물든 사인암옆의 절.
김홍도의 그림 사인암이 생각났다.
김홍도의 그림에도 잘 나타나 있는 절벽위의 소나무들.
(펀 그림-김홍도의 사인암)
김홍도는 사인암을 그리기 위해 오래동안 고심하였다고 하였다.
청련암가는 흔들다리.
흔들다리가는길에서 바라본 사인암.
곱게 물드는 물가의 나무들.
흔들다리에서 바라본 사인암.
청련암곁의 감도 붉게 익어가도 있었다.
청련암 극락보전의 삼존불.
청련암으로 들어가는 불자들의 모습.
청련암에서 걸어나오면서 바라보니 두 그루의 소나무는 다정한 연인들 같다.
멀리 보이는 붉은 첨탑의 교회도 그림처럼 이쁘다.
길가의 슈퍼에 그린 그림이 얼마전 보았던 영화 '내 사랑'을 연상케 하였다.
오늘의 일정은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가보겠다고 약속한 삼선구곡.
계곡을 오를수록 선명한 빛깔의 단풍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였다.
속세의 번뇌를 씻게하는 맑은 물소리 사이로 하얀 바위들이 나타나고
계곡의 맑은 단풍위로 늦가을의 짧은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오랜 세월에 씻기운 맑은 바위위에 철버덕 앉아 넋잃고 바라보고 싶었다.
점점 싸늘해지는 산속의 저녁기운에도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올 가을 단풍은 더 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 기사님의 배려로 본 상품보다 더 멋진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달리는 창으로 바라본 길가의 단풍.
그냥 차창으로 바라보기 아쉬웠는데....
차창으로 바라본 풍경.
친절한 기사님의 배려로 상선암에 주차.
상선암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도종환의 시. 단풍드는 날이 생각났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물든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도종환의 시- 단풍드는 날에서)
상선암의 바위.
오래 씻기운 말간 빛깔의 바위
상선암 안내판.
생의 절정에 선 나무들.
나의 생의 마지막도 저렇게 곱게 물들고 싶어라.
중선암 가는길의 불타는 단풍.
중선암 옥련대.
옥련대에 새겨진 글-사군강산 삼선수곡.
이 하얀 바위위에 앉아 그냥 일어서기 아쉬웠다.
중선암 옥련대 설명판.
하선암 가는길.
하선암 안내판.
다음에 다시 트레킹 오고 싶은 선암골길.
먼저 하선대에 내려가 설명을 해 주신 운전 기사님.
저물어가는 하선암 계곡.
하선암 설명판.
조용한 물위에 제 그림자 내려다 보고 서 있는 도담삼봉.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서 찍은 사진.
도담 삼봉의 왼쪽.
나룻배.
도담삼봉의 캔버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일행들.
* * * *
<단풍드는 날/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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