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 밀양에 계시는 회원님의 초청으로
아랑의 전설인 깃든 밀양으로 야외 스케치를 나갔다.
밀양은 표충사 큰 사찰과 얼음골, 사자평등이
있어 일년에 한두번은 등산하려 가는 곳이다.
이번에는 남산리라는 정다운 마을로 들어갔다.
들판을 가로 질려 산골짝으로 들어서니
시골냄새가 폴폴 나는 마을이 눈앞에 들어왔다.
먼저 마을을 한바퀴 둘려보고
그곳 무논에서 직접 기른 미나리와 참기름냄새 고소한
비빕밥과 동동주로 점심부터 먼저 먹고 그림을 그리기로 하였다.
둥근 차일이 쳐진 평상에 앉아
물김치와 동동주를 마시니 어찌나 좋은지
평소에 잘 먹지 않던 동동주를 두잔이나 마셨다.
그냥 배부르고 등따시니
그림보다 그 평상에 드러누워 한숨자고 싶은 생각뿐.
그래 내가 꼭 그림 그리려 온것이나?
이렇게 자연과 하나되고 싶어 왔지....
새벽미사 갔더니 기온이 쌀살하여
겨울 남방과 바지를 입고 왔더니
웬걸~ 낮이되니 여름햇살처럼 두터운 햇살이다.
자연히 나무 그늘아래 옹기옹기 모여서 이젤을 펼쳤다.
그런데 해의 위치가 바뀌니, 내가 앉은 자리는 완전히
햇빛속에 노출되었다.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기니, 지붕선이 다 틀어져버린다.
그래도 자꾸 그늘따라 자리를 옮기다 보니
비탈길에 앉게되고, 뒤로 몸이 뒤로 굴려 떨어질 것만 같다.
이제 그만 그림을 접고
집에 가서 저녁밥 지어야지...
하는 마음만 가득하다.
에고~ 언제 모든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편하게 그림그릴수 있을까?
항상 이렇게 꽃들이 먼저 시선을 빼앗는다. 애기똥물이 한창이었다.
이 조그만 들꽃은 항상 흐리게만 나온다. 어떻게 하면 선명하게 할 수 있을까?
이름이 꽃마리인가?
어느새 살구가 이렇게 튼실하게 자랐구나.
내 그림의 소제가 되었던 집.
방향을 바꾸어 본 소재의 집.
지칭개도 밝은 햇살아래 눈부시게 아름답다.
마을뒤를 포근히 서로 안고 서 있는 나무들.
다뜻한 행살아래 졸고있는 마을길.
주인은 외출하고 마당에 잔뜩 수석이 진열된집.
그집의 화단에 핀 매발톱.
문앞에 있는 절구통과 고들빼기.
함박꽃도 막 봉오리를 벙글고 있다.
옛날 우리집 마당에도 가득 피어났던 보랏빛 분꽃.
그곁에 작은 공소가 있었다. 깨끗하고 너른마당에 햇살이 어찌나 풍성한지....
오늘 미사가 몇시에 있으려나?
좀 더 일찍왔더라면 홍도화가 예쁘게 핀걸 볼 수 있었을텐데...아쉬워하는 마을 할머니들.
호두나무가 있는 집.
다시 마을로 내려와 이집을 그리기로 마음먹고 이젤을 펼쳤다.
스케치하는 회원님들.
나무그늘이 나중에는 완전 햇볕에 노출되어 자꾸만 자리를 옮겨야 했다.
이꽃은 무엇일까? 다시 그림그리는 것 보다 주면의 꽃들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회원님들의 작품과 내 그림. 항상 부끄러워 어느 것인지 지적하지 않아도 되겠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