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운동회는 어린이날 하루 전
이날 하기로 한다고 하였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그 시절에는
운동회날이면 온통 마을의 잔치날 같았다.
바쁜 일손을 하루쯤 멈추고
모두 먹을것이 잔뜩 든 보따리를 들고
사람들이 구름처럼 보여 들었었다.
아침 일찍부터 만국기 펄럭이고
확성기에서 틀어놓은 경쾌한 행진곡으로
우리들의 마음은 붕~하늘로 떠 오르는 날이었다.
그동안 운동회준비로 얼굴이며, 팔 종아리가 검게
그을렸지만, 까만 얼굴이 싱그럽기만 하였었다.
여름방학 마치고 개학을 하면서
시작된 운동회연습이 어찌나 힘들었던지.....
그때는 자증스럽고 피하고 싶었던 그 추억이
지금은 아련한 향수를 일으킨다.
요즘 아이들은 각종학원으로 몰려 다녀야 하기에
그런 운동회연습, 마스게임, 카드섹션을
해라고 하면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칠 것이다.
지난해 딸아이의 반대표를 맡았으면서도
운동회날 바쁜 어머니는 오시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딸아이의 말처럼, 가보지 않았더니
담임선생님께서 서운하였으리라 짐작된다.
다른반 어머니들은 빠짐없이 다 왔으니까.
올해도 딸아이는 엄마 오실 필요없다고 하였는데도
초등학교 운동회 마지막일 것 같아
아침 요가를 끝내고 학교로 갔었다.
운동장은 전보다 휭~하게 빈듯 하였으나
그래도 학부모님들이 많이 찾아와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딸아이를 찾아가니
아침에 가지고 간 모자는 어디에 두었는지
쓰지도 않고,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마침 6학년 부모님들과의 왈츠 댄스 시간이라고 하여
함께 나가서 춤을 추자고 하였더니,
싫은데....하면서 마저 못해 나온다.
아이보다 내가 왈츠추는것을 더 좋아하는것 같다.
점심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평소처럼 급식소에서
밥을 먹고, 우리 엄마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근처 식당에 가서 먹었다.
요즘 사람들은 번거로운 것 싫어하니
이렇게 편하게 사는 모양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운동회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남겨 줄 수 없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다.
오른쪽 아이가 우리 막동이 아라.
요즘 아이들은 사진기만 갖다대면 이렇게 V를 한다.
또 한명이 더 붙는다.
아이들은 경기 진행에는 관심도 없고 각자 따로 모여 노는 것 같았다.
남자 아이들의 릴레이 경기.
나를 보고 아라는 손님찾기카드로 얼굴을 가린다. 5학년 청군과 함께 달리기라고
적힌 카드를 들고 달려 아라는 영광스럽게 1등을 받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라와 5학년 아이.
바구니 터트리기를 한 후 점심시간이었다.
바구니에서 5월은 어린이달...프랭카드가 쏟아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