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조신호 개인전

푸른비3 2017. 12. 13. 23:50

2017. 12. 6 -19

나무화랑 4층(인사동길 54-1)


같이 작업을 하는 그림 동호회 회원들의 전시가 있어

오늘 12시 오픈식에 참석하여 축하를 한 후

맹렬한 추위속에 인사동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안국역 가는 길목에 있는 화랑 건물에 붙은 현수막에

붉은 꽃나무 그림이 내 시선을 확 끌어 당겼다.

4층까지 오르기가 힘들어 잠깐 망설이다가 올라갔다.


인사동 전시장 순례를 할 때는 지인의 전시회가 아니면

대부분 드나들기 쉬운 단층만 돌아보고 오는 날이 많다.

괜스레 힘만 들이고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면 실망하기 때문이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반겨주었다.

얼핏 보았지만 눈빛이 강하고 개성이 강한 사람같았다.

붉은 꽃나무에 이끌려 들어왔는데 전시된 작품은 의외였다.


험상궂은 해골에서 피어난 붉은 백일홍 꽃나무와 푸른 미루나무,

삭막한 나무에 걸린 달과 차디찬 눈밭위에 웅크린 성난 고양이.

깃털을 세운 검은 산양과 날개를 펼친 독수리,매, 부엉이 등 등.


더구나 그림은 액자도 없이 맨몸으로 벽에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분명 기본기와 畵歷이 탄탄한 전문 직업화가의 작품인 것 같았지만

내 취향의 그림은 아닌 것 같아 살짝 헛걸음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바퀴 휘익 돌아 나오려는데 검은 옷의 남자가 자기를 소개하였다.

자신은 야생조류보호를 하는 DMZ 자연생태미술을 하는 사람이라면서,

붉은 바탕에 그려진 새는 자신이 치료를 하여 날려 보내 준 새라고 하였다.


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무섭게만 보였던 전시된 작품들이 다르게 보여졌다.

나처럼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표현하고 싶은데,

사회적 의식이 있는 화가는 이 세상의 아픈 면을 표현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캔버스는 무엇인지 궁금해 하였더니 한지에 아크릭으로 작업하였다고 했다.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액자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 마음이 짠하였다.

짧은 시간의 대화였지만 강한 메세지를 전해주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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