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방

황재형:回天(MMCA서울)

푸른비3 2021. 7. 4. 16:59

2021. 6.29. 화.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1969년 창설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자리잡았다.

1986년 과천, 1998년 덕수궁, 2013년 서울, 2018년 청주 개관을 통해

4관의 유기적인 활동 체계를 확립하여 한국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의 삶 속에 예술 향유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소책자에서 발췌)

 

그림을 좋아하여 틈나는 대로 전시장을 방문하여 다양한 그림들을 즐기는 편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이라는 장르가 내게는 어려워 발걸음이 쉽지 않았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내가 관심을 가졌던 작가 황재형의 그림이 전시된다고 하여

일주일 전 사전 예약을 하여 아침 10시에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에 있는 서울관을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였던 국군 기무사령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2013년 11월에 문을 열었으며 

필름앤 비디오, 멀티프로젝트홀, 디지털정보실, 세미나실, 강의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예술문화센터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 덕수궁, 과천, 청주 4곳으로 분산되어 전시하고 있는

정확한 이유는 전문가가 아닌 내가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의 역사실록을 보관하였던 4사고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덕수궁 미술관은 교통이 편리하여 가장 자주 찾았던 미술관이며,

과천관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자주 찾아 가서 현대미술을 감상하였으며,

청주관은 지인의 도움으로 딱 한 번 방문하였는데 그 규모에 압도당하였다.

서울관은 전시품들이 대부분 설치미술관 비디오 등 영상물 전시가 많아

현대미술에 식견이 짧은 내가 이해하기 역부족이라 쉽게 발길이 내키지 않았다.

현대미술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였더니 지인은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즐기면 된다고 하였는데, 알아야 즐길 수 있지 않은가?

 

요즘은 코로나 영향으로 사전예약을 하여야 입장을 할 수 있으며

각 회차 2시간 동안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여 아침 10시에 전시관에 도착하였다.

티켓 발매장의 긴 줄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보고 새삼 속으로 놀랐다.

한정적으로 티켓을 무료로 발매하기 때문인가?

현대미술에 대한 높은 안목이 있기 때문인가?

 

미술관의 관람시간은 매주 월요일과 1월1일은 휴관이며

화,목,금, 일요일은 10:00~ 18:00 수,토요일은 10:00~21:00.

관람료는 통합관람료가 4000원.(수.토, 오후 6시 이후는 무료.)

나는 예술인카드 소지자이니 항상 무료이다.

 

입장권을 받고 곧바로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갔다.

황재형의 回天전은 제 2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었다.

입구에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설이 담긴 영상물과

광부로 일할때의 신분증, 작업 현장의 사진, 자필원고, 도록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장은

1, 광부와 화가

2, 태백에서 동해로.

3. 실재의 얼굴.  3파트로 나눠서 전시되어 있었다.

 

광부화가라는 정체성안에서 황재형(1952~)이 집적해온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개인전으로 자가가가 3년간 광부로 살면서 겪은

경험을 일기처럼 그려낸 작품세계와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함께 전개된 미중미술,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 쇠락한 폐광촌과 강원도의 풍경속에서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인식의 전환.

2010년 이후의 새로운 재료와 매체를 활용하여 이전의 작품을

다시 그려냄으로써 탄광촌이라 주제를 다각도로 제시한 작품들로

전시회의 타이틀 回天에 담긴 뜻대로 희망과 회복의 메시지가

이 전시를 통해 전달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전시실 입구에 걸린 <황지 330>은 어느 광부의 작업복을

실제로 걸오 놓았는가 할 정도로 사실적인 그림이었다.

탄광안에서 검은 얼굴로 도시락을 먹는 <식사> 그림은 전에도

어느 전시실에서 보았던 그림으로 울컥 가슴이 매이게 하는 그림이었다.

<산을 베고 산을 덮고> 그림은 하얀 눈으로 뒤덮힌 태백 탄광촌의 풍경으로

거친 자연안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마을은 아늑하고 포근해 보였으며,

<드러난 얼굴>은 캔버스에 머리카락을 붙힌 그림은 너무나 생소하였으며,

<아버지의 자리>는 정신가지 담는다는 조선의 초상화를 생각하게 하였다.

 

나는 주어진 2시간을 거의 이 전시실에서 보내었다.

거의 모노톤의 물감으로 두텁게 바른 광산촌의 풍경이 가슴을 아릿하였으며

처음 보는 머리카락으로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궁금하였던 황재형의 그림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어 마음이 충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