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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김철규)

푸른비3 2007. 6. 15. 16:02
등대

당신의 자리는 먼발치
외로운 자리가 아니면 아니 되었던가요

가까운 듯 먼 곳에서
먼 듯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그렇게 불 밝히시던 당신
모진 바람 마다 않고
홀로 이겨내신 당신의 침묵 켜켜이
갖은 고난 침묵으로 이겨내신
이끼 내려앉은 당신의 세월
그래도 당신이 하시는 말씀은
길 떠나는 가을 뻐꾸기의 절규였습니다

희미한 불빛으로 가물거려도 좋습니다
빛바랜 기둥이어도 좋으니
오래오래 내 곁에 머무소서
끝내 그렇게 그렇게 머물다 가신다 해도
내가 사는 날까지
아버지!
당신은 영원한 나의 등대이십니다

-  김철규님 ‘등대’ -

언제나 묵묵히 불 밝히는 등대처럼
아버지도 늘 침묵으로 자식에게 불 밝히는 등대입니다.
오래오래 내 곁에 머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