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여행기-28. 보우강과 폭포
2013.11.6. 수.맑음
로키산의 비경과 장엄함에 벅찬 가슴을 안고 버스에 올라
우리의 숙소로 향하는 길에 중세풍의 호텔을 지나갔다.
소녀시절 처음 본 '백조의 호수'발레속의 지그프리드왕자가
살고 있을 듯한 초록빛 지붕의 성같은 벤프 스프링스 호텔이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지금도 저런 웅장한 성을 바라보면
문득 내가 신델레라 공주가 되어 저 성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되어
왕자가 내민 유리구두를 신고 싶은 환상을 꾸고 있으니
나는 참으로 못말리는 공주병 환자가 아니지 모르겠다.ㅎㅎ
보랏빛 어둠이 밀려올 무렵,
마를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인
보우강에 도착하였다.
살짝 땅거미가 스며든 보우강은 신비스럽게 보였다.
어둠이 밀려드는 강가를 따라 일행들이 몰려 내려갔지만,
나는 문득 춥고 가슴이 시린듯하여 먼저 버스로 돌아왔다.
'돌아오지 않는 강'이란 명칭이 나를 우울하게 하였다.
내 인생도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가 왜 일행들과 함께 가지 않으세요?하고 물어
그냥 추워서요.....하고 얼버무렸다.
저물어 가는 강을 흐르는 물소리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차창으로 바라보는 일행들의 모습이 무성영화속 같았다.
차창으로 보이는 스프링스 호텔.
나도 저런 성같은 호텔에서 하루 밤 묵을수 있을까?
초록색 지붕아래의 창가에는 누가 서 있을까?
신델레라 공주가 되어 저런 성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받을수 있을까?...
보랏빛 어둠이 내리는 보우강 주변.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보유강.
영화 '돌아오지 않은 강' 촬영지라는 안내판.
저물어 가는 강을 고요히 흐르는 물소리가 나릉 문득 우울하게 하였다.
저 위쪽은 보우폭포.
폭포라고 하기는 좀....
그냥 둑에서 내려오는 물같다.
그래도 유명한 촬영지라고 하니 가까이 가 보아야지....
인증사진도 한장 찍고.
다른 포즈를 취해라고 해서....
반대편 강물이 흐르는 곳을 배경으로 한 장 더.
웃고 서 있지만 강물을 바라보면 웬지 마음이 쓸쓸해진다.
멀리 한무리의 사람들이 무성영화속 같다.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