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나기>
줄거리
평범한 회사원인 야마시타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익명의 편지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뒤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인다. 그 길로 자수를 한 야마시타는 형기를 마친 후 치바현에 작은 이발소를 차리고 우나기(뱀장어)와만 대화를 나누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연못에 뛰어들려는 케이코를 구해주고 그녀를 자신의 이발소에 두기로 한다. 이발소 일에 익숙해진 그녀는 야마시타에게 애정을 느끼는데...
(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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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기(뱀장어)
2024. 10. 11.화 오후 3시 40분 상영.
메가박스 군자
<빨강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등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영화를 즐겨 보았지만, 막상 일본 영화는
거의 보지 않았던 내가 우연히 재개봉한 <우나기>를 보았다.
<우나기>는 1997년 5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로 1999년에 개봉한 영화였는데,
작품성이 높아 이번에 다시 재개봉한다고 하여 관심이 갔다.
야마시타(야쿠쇼 코지) 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토요일이면
늘 근처의 강으로 밤낚시를 가는데, 어느날 익명의 발신인으로 부터
그의 아내(시미즈 미사)가 야마시타가 밤낚시를 떠나면
외간 남자를 집으로 끌어 들인다는 편지를 받는다.
토요일 평소와 같이 아내가 정성스럽게 싸 준 도시락을 들고
낚시를 갔던 야마시타는, 동료에게 아내가 싸 준 도시락을 주고
집으로 돌아가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아내를 살해한다.
살해 한 후 곧장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를 한 후 8년간 복역 후
가석방을 하고 보호인의 관찰하에 지바현의 낡은 이발소를
수리를 하여 개업하지만 손님은 거의 없어 낚시로 소일한다.
그러던 중 이발소 근처의 강가에서 수면제를 복용하여 자살을 시도한,
죽은 아내와 닮은 젊은 여인 게이코(시미즈 미사)의 생명을 구하였고
게이코는 야마시타에게 호감을 느껴 이발소에 일을 하게 해달라고 한다.
아내의 살해한 후 마음의 문을 닫은 야마시타는 교도소 작업장에서
잡은 뱀장어를 키우게 되었고 사람보다 뱀장어와 소통하며 지낸다.
출소를 하는 날 교도관이 비닐 봉지에 넣어준 뱀장어를 건네준다.
이발소에 수족관을 마련하여 정성스럽게 뱀장어를 키운다.
게이코 어머니의 돈에 연루된 게이코의 옛애인이 찾아오지만,
게이코는 따라 가기를 거절하고 이발소에 남겠다고 한다.
게이코는 이미 임신한 상태로 이발소에 왔기에,
전혀 야마시타와 관계를 하지 않았지만,
게이코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라고 말한다.
야마시타는 게이코의 옛애인과의 싸움에 연루되어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면서 게이코에게 1년 후 돌아올테니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르라고 말하고 경찰관을 따라 떠나간다.
부엌 식칼로 아내를 살해하는 잔인한 장면.
포르노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적나라한 섹스 장면 등.
참으로 일본스러운 영화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컷의 뱀장어는 산란기가 되면 강을 떠나 멀리 바다에서
알을 낳고, 여러 경쟁자를 이긴 수컷 뱀장어가 수정을 하고,
새끼 장어는 다시 고향을 찾아 강으로 되돌아 온다고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전혀 마음을 열지 않았던 야마시타는
게이코를 만남으로써 타인의 아이를 키울 결심을 하고
여지껏 용서하지 않았던 아내의 불륜도 용서하게 된다.
보호인이었던 승려는 야마시타에게 세상을 사는데에는
정답이 없다. 살아가면서 이해하고 용서할 뿐이라고 한다.
호송인을 따라 떠나는 강위로 배 한척이 고요히 흐르며 끝난다.
분노와 복수의 잔인한 영화이지만 자연은 더없이 고요하였다.
특히 작은 나무배가 유유히 흐르는 강의 풍경이 압도적이었다.
구성이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영상미는 아름다웠다.
야마시타에게 연정을 품는 게이코.
모든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닫은 야마시타.
잔잔한 강가를 흐르는 작은 배.
이발소 앞을 지나가는 게이코가 죽은 아내와 외모가 비슷하여 관심있게 바라보는 야마시타.
게이코의 손의 상처를 치료하는 야마시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