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마 43일 배낭여행-12. 아마존 롯지에서
강물을 거슬러 도착한 강기슭에서 내려, 다시 작은 배를 갈아타고 롯지에 도착하였다. TV 화면에서 보았던 나무 위에 세워진 롯지가 오늘 우리의 숙소라고 하였다. 갈대를 엮은 지붕 아래 나무판자로 이어진 통로를 따라 여러 개의 방이 나누어져 있었다. 방에는 침대도 있고 샤워실도 있어 이 정도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면에 있는 커다란 창에는 유리는 없고 천을 늘어뜨려 시야를 차단하였는데, 바람에 커튼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퍽 로맨틱하게 보였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 보니 햇빛이 가득 들어와 실내온도는 무덥고 습하였다. 살랑이는 커튼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후덥지근하기만 하였다. 배낭을 던져놓고 점심을 먹으려 밖으로 나오는데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덧댄 통로도 삐걱삐걱. 화면으로 볼 적에는 참으로 낭만적으로 보였는데, 막상 내가 그 롯지에 들어와서 하룻밤을 잘 생각을 하니 걱정이었다. 뷔페식으로 나온 음식은 거의 튀긴 음식으로 식욕이 사라져 손이 가지 않았다.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곧 밀림 체험을 나섰다. 현지 가이드가 긴 칼을 하나 챙겨서 우리를 앞장을 섰다. 해거름이지만 아직도 뜨거운 햇살에 등에는 땀이 흥건히 고이고, 사방에서 날아드는 모기떼들 때문에 걷는 것이 힘들었다. 칼을 들고 앞장선 가이드는 큰 나무 앞에 서더니 나무에 상처를 내었다. 나무에서 하얀 액체가 나오는걸 가르키며 영어로 설명을 해 주었는데, 모기와 더위 탓으로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발목이 점점 붓고 하니 그냥 롯지에 남을 걸....하고 후회되었다. 걸음이 뒤처지니 발밑의 줄지어 물건을 나르는 개미 떼에게 눈이 갔다. 일행들은 앞서가고 나는 개미의 행렬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평소에 이런 자연과 하나 되는 생활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그냥 에어컨 바람이 씽씽 나오는 문명 세계가 그리워졌다.
작은 보트를 타고 롯지를 향하여
밀림체험을 나선 우리.
커다란 나무에 상처를 내면서 설명하는 현지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