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백신 1차 접종
지난 5월 13일, 만 60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예약을 하였다.
그 때만 하여도 내가 대상포진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걸릴 것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하였기에
정부의 시책에 따라 가능한 서둘러 예약을 하고 싶었다.
대상포진이라는 병이 가볍게 지나가는 사람은
일주일이면 완쾌가 된다고 하였는데 나는 거의 한 달을 끌었다.
백신접종 예약일이 다가오자 걱정이 되었다.
대상포진으로 내과에 가서 의사와 상담하면서
내가 코로나백신 예약일인 6월 18일인데
연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였더니
나의 걱정과는 달리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마지막 진료일인 지난 15일에도 불안하여 재차 물었다.
의사는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접종을 받으라고 하면서
처방해주는 대상포진약을 포함하여 스테로이드계의 약은
백신접종 이틀 전부터는 복용하지 마라고 하셨다.
아들은 엄마가 불안하면 그냥 취소해도 된다고 하였지만
언제 다시 예약될 수 있을지 몰라서 취소하지 않았다.
백신접종 하루 전날은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밤잠을 푹 자고 내일 새벽 4시 반쯤 눈을 뜨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누웠는데....웬걸....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의식이 잠들지 않아도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수면의 효과가 있다고 하여 눈을 감고 누어 있으니
밤시간이 어쩌면 그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누워 있으니 계속 목이 말라 일어나 물을 마시고,
물을 마시고 나면 또 오줌이 마렵고....악순환이었다.
오래 누워 있으니 등도 아파 일어나 묵주 기도를 하였다.
하느님. 도와 주세요. 제발 순하게 지나가게 해주세요.
대부분 후유증이 없다고 하였는데 체질에 따라서
고열이 나고 통증을 느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는
백신의 후유증이 제발 나에게는 일어나기 않기를.....
5시에 일어나 새벽미사에 참여하여 또 기도하였다.
내가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이시니까.
매주 일요일마다 등산을 하고 평일 저녁에도 1시간 정도 걸었기에,
대상포진을 앓기 전에는 나 스스로 내가 면역력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 부터는 건강염려증이 생기는 것 같았다.
모든 나쁜 예후가 나에게 생기지 않으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백신접종 예약일이 6월 18일 오전 9시.
병원에 가니 벌써 먼저 온 예약자들이 많았다.
1차로 예약자 5명이 먼저 주사실로 들어가고
30분 기다린 후 나는 2차로 5명이 함께 주사실로 들어갔다.
지난밤 숙면을 취하지 못했으므로 오후 시간으로 변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의사선생님께 불안하다고 하였더니 괜찮다고 하였다.
주의할 사항을 듣고 난 후 내 차례가 되어 눈을 꼭 감았다.
나는 아직도 주사바늘이 무섭고 싫다.
TV에서 주사 맞는 모습을 보면 피부속으로 깊숙히 길게
바늘이 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따끔~ 하고는 끝이었다.
20분 동안 다른 병실로 옮겨 증세가 보이지 않으면 귀가하라고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고기를 사서 미역국을 한냄비 끓였다.
친구들은 백신 접종을 받기 전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었다고 하였는데,
나는 소고기가 들어간 미역국이라도 마셔야겠다는 생각으로. ㅋㅋ
주사를 맞은 자리가 약간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러 대상포진이 생겼던 왼팔이 더 무겁고 통증이 느껴졌다.
타이레놀을 사놓았지만 열도 나지 않아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19일 어제 아침 일어나니 산뜻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마치 감기몸살 기운처럼 온 몸이 찌부듯하였다.
손으로 이마를 짚어보니 약간 열도 있는 듯 하였다.
체온계를 산다고 하면서도 여지껏 사지 않은게 후회되었다.
뒤늦게 딸 아라에게 부탁하여 인터넷으로 체온계를 주문하였다.
타이레놀 1알을 복용하고 집근처 도서관에서 체온을 측정하니 정상.
혹시 이 체온계" 정상체온입니다" 밖에 말하지 않는 기계는 아닐까?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여 집앞 한강공원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보았더니 슬그머니 졸음이 밀려와서 집에 와서 누웠다.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음식에도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이게 바로 무력증인가?....한 숨 자고 일어나니 조금 나은 듯하였다.
기운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이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이 세상 어떤 음식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친정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깻잎 찌개. 양념바른 풋고추찜이 생각났다.
미역국에 밥말아 먹으니 입맛이 없다는 게 바로 이것이구나....생각되었다.
저녁을 먹은 후 한강에 나갔더니 가족단위로 산책 나온 사람이 많았다.
평소에는 청담대교 지나 영동대교까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왔는데,
오늘은 그냥 장미동산 근처의 벤치에 앉아 한강을 바라보고 돌아왔다.
열도 다시 나는 것 같고 약간 어지럽고 구토증도 나는 것 같았다.
혹시 밤중에 증세가 심하여 응급실에 가야하는 것 아닐까 걱정되었다.
일찍 응급실에 갈까....망설이면서 타이레놀 한 알을 더 복용하였다.
토요일은 내가 좋아하는 프로를 방영하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0일 일요일. 눈을 뜨니 새벽 5시.
지난 밤에는 꿈도 없이 깊이 잠들었던 같았다.
숙면을 취한 덕분인지 머리도 아프지 않고 통증도 없었다.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딸 아라와 함께 새벽미사에 갔다.
지난 주는 딸 아라가 마산으로 가서 혼자서 갔는데
오늘은 딸의 팔짱을 기고 걸으니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생각되었다.
아라의 오르간 연주를 들으면서 영성체후 감사 목상기도를 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깻잎찌개를 하였으나 어머니 손맛은 아니었다.
백신 접종후 4일동안 조심해야 한다고 하였으니
아직 야외 활동은 무리이지만 미루었던 일은 해야겠다.
화요일 서울서소문미술관 전시 사전 예약도 해야겠고
아라 친구 소미가 7월초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기에
딸과 함께 소미를 불러 같이 점심도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