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대상포진 투병기 11

푸른비3 2021. 6. 1. 11:00

2021, 6.1. 화.

 

계절의 여왕인 5월을 통증으로 보내고 나니 안타깝고 아쉬움만 남는다.

현충일과 625 전쟁일이 있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월은 성큼 여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느낌이 드는 달이다.

 

나뭇잎들은 짙은 녹색으로 변하고 마음껏 성장하는 시기이며

농촌에서는 보리가 익어가는 달이며 모심기를 하는 달이다.

모심기를 하기 위해 갈아 엎은 무논에 자운영이 보랏빛 구름처럼 덮는 시기이며 

하지 감자가 토실 토실 여무는 계절이며, ㅎㅎ나의 생일이 들어 있는 달이다.

 

5시 가까운 시간에 눈을 뜨고 같은 일상의 반복이 시작되었다.

어제 저녁 매달 구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아차산 메아리>를 읽으면서

동그라미 해 놓았던 6월 17일 부터 시작하는 한강도서관 인문학 강의를 신청하였다.

읽어야지....하면서 밀쳐 놓았던 소식지 5월호에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동화구연가 3급 자격과정이 있다는 정보를 읽고 전화했더니 벌써 마감이 되었다.

내가 봉사활동을 하더라도 이런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왕 마음 먹음 김에 <동화사랑연구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등록을 하였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카페와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포스팅 할 줄 만 알았지,

컴퓨터 활용을 잘 할 줄 몰라 항상 딸에게 의존하였는데 오늘은 혼자 힘으로 해보았다.

회원 등록을 하고 6월 15일 부터 교육하는 <실버 오감놀이 지도사 심화과정>에 등록을 하였다.

여지껏 취미생활과 봉사활동만 하였는데 이제 나도 일거리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가 오고 난 뒤 집에 있는 동안 진작 이런 프로그램의 교육을 받을 걸.... 후회스러웠다.

 

얼마전 문의하였던 마산미협에서 전화가 와서 전출입 신고서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서울에 이사온 지 여러 해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한국미술협회 마산지부에 적을 두고 있었다.

딸 학업이 끝나면 다시 마산으로 가서 활동하고 싶었기에 마산미협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해마다 마산미협 정기전시회에 그림을 출품하기가 번거로워 서울로 옮기기로 했다.

설명한대로 서류를 작성하여 파일을 첨부하여 보내려고 하였으나 자꾸만 화면이 꺼졌다.

스터디그룹에 간 딸 아라를 기다려 아라의도움을 받아 서류첨부하여 마산미협에 보냈다.

기계치여서 몇 번 시도해 보다가 안되면 그냥 포기해 버리는 습성을 바꾸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대상포진은 나을 듯 하면서도 아직 옆구리와 등의 수포가 남아 있고 가끔 통증을 느낀다.

그래도 통증의 강도가 훨씬 약해진 것을 체감하고 아라에게 부탁하여 연고를 바른다.

오후에는 마음만 있고 행동이 뒤따르지 않아 넣어 두었던 자운영 꽃밭 그림에 덧칠하였다.

이맘때 내고향에는 자운영이 아른하게 논둑을 물들이고 있었고, 묘판에는 어린 모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너울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지....어린 시절을 떠 올리며 그림을 그렸다.

지금은 이앙기로 해 버리니 농요를 부르며 모심기하는 농촌의 모습을 보기도 힘들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 파렛트와 붓을 채 정리도 못하고 내과로 갔다.

문닫기 전 진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빨리 하여 도착했는데 아직 환자가 많았다.

하루 종일 환자를 돌보고 진료를 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이 시간쯤되면 피곤하겠다.

진료실에 들어가 맨날 아프다고 투정만 부렸는데 오늘은 "선생님, 피곤하시죠?"인사를 하였다.

등과 옆구리의 수포를 관찰하고는 이제 곧 낫겠다고 하시면서 3일분 약을 처방해 주셨다.

신경 계통의 약이므로 수포가 다 사라져도 계속해서 약을 더 복용해야 된다고 하셨다.

 

지난 번 그린 밑그림에 덧칠한 자운영 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