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거제 여행 1. 순교자의 묘
2021. 3. 16. 화.
꽃샘추위가 물려가고 따스해진 햇살에 검고 딱딱했던
나뭇가지들이 부드러워지고 푸르스름한 기운이 맴돌면
나도 모르게 '산 너머 남촌에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파인 김동환이 쓴 시에 가요와 가곡으로 사랑을 받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규환이 작곡한 가곡을 좋아하며
소프라노 강혜정이 부른 가곡을 즐겨 듣는다.
서울로 이사 오기전 내가 살았던 마산은 이맘때
벌써 목련이 피기 시작하고, 가포로 가는 길은 동백꽃이
떨어져 길가에 수북히 쌓인 모습이 눈앞에 아롱거린다.
마산의 지척인 거제에는 오래된 동백이 숲을 이룬 지심도가 있다.
해마다 봄이면 지심도의 동백 소식을 귀동냥만 하다가
올해는 다행히 일행과 함께 지심도 동백꽃을 만나려 길을 나섰다.
장승포에서 출발하는 지심도행 배는 평일에는 하루 4편.
마지막 출항하는 4시 30분 배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달렸으나
눈앞에서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심도에서 장승포로 나오는 배는 4시 50분 배가 마지막이므로
새소리 파도소리 들으며 지심도에서 민박하기로 하였지만,
계획을 바꾸어 석양이 아름다운 바람의 언덕으로 향하였다.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에 순교자 묘가 보이기에 들르고 싶어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깐 윤봉문 순교자묘로 올라가 보았다.
야자수가 늘어선 길가에 노란 수선화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요셉 윤봉문은 1888년 2월 7일 거제 옥포에서 체포되었다.
거제 관아에서 태형을 받고 그의 나이 37세에 순교를 당하였다고
하였는데 그런 신념이 어디서 나올까 ....나는 항상 부끄럽기만 하다.
* * * *
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나. (펀 글)
지심도행 터미널.
지심도행 배는 떠나가고....
순교자 복자 윤봉문 요셉 성지 팻말.
입구의 안내판.
순교자 윤봉문에 대한 설명판.
야자수 가로수길을 지나.
순교자의 묘지.
바람에 흔들리는 수선화.
동백꽃.
조팝나무도 벌써 꽃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