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몽골 시베리아 22일 여행 -8. 홉스골 취추산

푸른비3 2018. 9. 19. 14:23

2018.8.30. 목.


호수가에서 점심을 먹은 후 희망하는 사람에 한하여 등산을 하기로 하였다.

나머지 일행은 근처 호수가를 산책한 후  먼저 숙소로 돌아가고 7명이 남았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당연히 호수의 전경을 보고 싶어 산행팀에 합류하였다.

정상까지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가 있다고 하니 조금 힘들어도 오르고 싶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넓고 평탄하였지만 점점 더워지기 시작하니 힘들었다.

산을 잘 타는 분들은 먼저 앞 서 올라가고 나는 점점 뒤로 처지기 시작하였다.

젊은 가이드 짠다도 그동안 운동 부족으로 나처럼 힘들어 하면서 올라갔다.

내 뒤에 아직 후미 두 사람이 있음을 위로하며 헉헉거리면서도 쉬지 않고 올랐다.


이정표도 없고 변화도 없고, 그늘도 없는 산길을 오르기는 무척 힘들었다.

한참을 오른 후에 뒤돌아 보아도 호수는 여전히 한 쪽 귀퉁이만 보여 주었다.

위를 올려다 보니 저 위에 3 사람이 앉아서 나를 기다려 주는 듯 하여 힘을 내서

다가가니 사람이 아니고 돌무더기가 동그마니 앉아서 나를 기다려 주고 있었다.


산에는 어느새 가을이 내려와 있는 듯 자작나무들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들꽃도 시들어 마른 대궁만 남기고 서 있었고 풀들도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저 고개만 넘으면 정상이겠지 생각하고 올라 왔더니 너른 분지가 나타났다.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높은 산들은 나무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회색 바위산이었다.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내려다 본 눈으로 덮힌 높은 산들이 이 산이었을까?

한국에서 보았던 산들과는 너무나 다른 산들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 보았다.

하얀 자갈들이 깔린 분지의 끝이 이 산의 정상인지 커다란 어워가 세워져 있었다.

푸른 천을 두른 하닥과 주변에는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지팡이가 여러개 놓여 있었다.


나도 돌을 어워에 던지고 두 손을 모두고 소망을 빌며 어워 주변을 세 바퀴 돌았다.

우리 일행들은 주변에 흩어진 돌을 모아 우리들만의 작은 어워를 만들어 보았다.

정상에서 호수의 전체 모습을 전망할 수 있으리라 생각은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발 아래 밝은 에멀럴드 호수 물빛에 감탄을 하는데 운무가 시야를 가려 버렸다.


스밀스밀 솟아 오르는 안개를 뒤로 하고 우리는 정상에 오른 것을 축하하며

여러 포즈를 취해가며 사진을 찍고 있으니 다시 안개가 걷혀 모습을 드러냈다.

하산길은 지름길을 인도하겠다는 짠다를 따라 의심없이 갔더니 질을 잘 못 들었다.

길도 없는 덤불속을 헤치고 고생하였지만 모처럼 등반을 하였기에 마음은 상쾌하였다.


숙소로 돌아오니 게르안의 작은 세면대에서 물이 새어나와 내 가방이 젖고 있었다.

게르안에는 세면 시설은 없었지만 조그만 수통에 물을 부어 양치질은 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당연히 배수구가 연결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는데 물이 고이면 비워야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화장실 다녀 오는길에 부지런히 물통으로 물의 날라 옮겼으니....


수통옆이 내 침대놓인 곳이고 내 가방도 침대옆에 눕혀 놓았으니 가방이 젖을수 밖에.

얼른 가방을 열어보니 다행히 내용물은 젖지 않아 난로옆에 가방을 세워서 말렸다.

새벽에 꾼 꿈은 바로 이렇게 내 가방이 물에 젖는 것을 예견한 꿈이었을까?....

오래만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누우니 오늘밤은 꿈없이 깊은 잠을 잘 것 같았다. 


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세워진 안내도.


홉스골 호수의 그림지도.


안내도의 홉스골 호수 사진.



정면으로 찍은 안내도.


같이 산을 오르던 일행들은 거의 다 돌아가고 내 후미에 마지막 남은 두 사람.


산으로 오르는 길은 대체로 완만하여 누구라도 오를 수 있다.


길가의 들꽃.


앞 서 가는 두 사람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이정표 하나 없었는데 둥근 노란색 팻말이 이정표 역할을 해 주었다.


산길을 오르다 뒤돌아 본 홉스골 호수.


일행을 만나 기념 사진 한 장 찍었다.


한참을 올랐지만 호수는 그냥 그만큼만 보여 주었다.


초록색 풀이 붉게 단풍이 들었다가 이렇게 하얗게 변하였다.


조금 더 시야를 넓게 만들어 주는 호수.


거의 정상 근처에는 이렇게 초원이 펼쳐졌다.


저 만치 앞서가는 가이드 짠다.


이제 끝인가 하였는데 저 멀리 암석으로 덮힌 회색의 산이 높게 앞을 가로 막고 있다.


나무도 자라지 않는 산은 마치 눈으로 덮혀 있는 듯 하였다.


비행기아래로 보이던 황량하였던 산들이 바로 저 산이었을까?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마치 3사람이 앉아서 기다리는 것 같았는데 그냥 돌무덤이었다.


주변의 거칠고 황량한 산들.


돌무덤에 나도 정성스럽게 소망을 담은 돌을 하나 더 얹었다.


저 돌탑위에 또 누군가 소망을 담아 돌 하나 더 얹고 가겠지?


쉽게 끝나지 않는 정상으로 가는 길.


저 멀리 후미 두 사람이 올라오고 잇는 모습이 보였다.


정상 근처에서는 더 넓은 호수를 조망할 수 있었다.


드디어 정상 도착.  발아래 호수의 물빛이 에멀럴드빛으로 황홀하였다.


호수위를 흐르는 하얀 구름.


이곳에도 신령스러운 어워가 있엇는데 짐승이 이렇게 흐트려 놓았을까?


저 멀리 다가오는 후미 2사람.


그들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며.


돌무덤에 나도 돌을 던지고 시계방향으로 3바퀴 돌면서 소망을 빌었다.


어느새 호수는 안개속에 잠깐 모습을 가려 버렸다.


우리 일행들도 흩어진 돌을 모아 우리만의 돌탑을 샇기로 하였다.


점점 안개속에 가려지는 호수.


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


2444미터 정상에 오른것을 기념하며 찍은 사진.


다시 모습을 드러낸 호수.



멀리 호수의 끝을 바라보았다.


후미로 도착한 우리 일행들도 환호하며 기념 사진.


완등을 축하하며 단체 기념 사진을 찍었다.


올랐던 길을 되돌아 하산하는 길.


가이드 짠다가 지름길을 인도한다고 하여 내려 간 길.


이곳에는 어느덧 가을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가이드 짠다가 길을 잘 못들어 한참을 헤매었다.


드디어 하산길을 찾아 편안한 길로 내려왔다.


짠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보충한다고 또 가파른 지름길을 인도하였다.


땀을 씻으며 물을 마시는 가이드 짠다.


어둑해지는 호수를 곁에 두고 게르로 돌아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