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2017년 해넘이 강화 여행

푸른비3 2017. 12. 17. 08:50

2017.12.16.토.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는 굴곡진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수많은 사건을 겪은 섬이다.

섬이라고 하지만 오래 전 강화대교를 세워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인데

얼마전 석모대교가 개통되어 석모도 보문사까지도 자동차를 이용하여 갈 수 있다.


이번에 우리 사진찍는 동호회에서 송년 해넘이 정기모임을 강화에서 하였다.
바다 바람이 마치 얼굴에 얼음가루를 뿌리는 듯 하여 정신이 번쩍들게 하였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은 또 얼마나 매끄럽고 팽팽한지 투명한 수정같았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강화에서 산책하기 가장 아름답다는 광성보 산책길.
막상 산책길을 따라서 걸었더니 아름답다기 보다는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이었다.
왜와 몽고,금, 청 등 수많은 외침에 대항하여 나라를 지킨 한반도의 수문이었다.

신미양요때 조선을 지키기 위해 사우다 전사한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기 위한
순국비와 순국의총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 숙여 묵념을 하였다.
어리석은 임금에게 죽음을 당한 손돌의 이야기를 읽고는 마음이 아팠다.

나라를 지켜야 할 임금과 관료들은 전쟁을 피하여 강화도로 천도를 하였으나, 
이름없는 군인과 백성들은 풍전등화의 나라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다하여 싸웠다는 것은 지금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용두돈대, 손돌목돈대를 돌고 나오니 손돌의 한이 서린듯 바람이 불었다.
문득 요즘읽고 있는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의 뱃사공과 서날쇠가 생각났다.
뱃사공은 강을 건네 죽고는 죽임을 당하였고, 대장장이 서날쇠는 전공을 세웠다.

추위속에 버스를 타니 졸음이 밀려와 눈을 감고 있었더니 어느덧 보문사였다.
보문사는 석모대교가 개통된 탓인지 많은 관광객들로 번잡하게 여겨졌다.
배에서 갈매기에게 먹이를 던져주었던 바다는 추억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극락보전을 지나 눈썹바위를 오르는 길목에는 소망을 담은 연등이 가득하였다.
우리가 종교를 갖는 궁극적인 의미는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극락보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와불전도 잠깐 참배를 하였다.

노천온천탕에서 족욕을 하니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 하였으나.
강화 나들길을 걸으니 다시 차가운 바닷바람이 얼굴을 회초리로 때리는 듯 아팠다.
저문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떼를 보니 나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게 감사하였다.

장화리 일몰은 생각보다 해가 일찍 떨어져 차 안에서 해넘이를 하였으나
각자 준비해 온 선물교환을 하고 회원들과 정담을 나누며 저녁식사도 하였다.
함께 한 회원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



광성보 안내판.


광성보 설명판.


광성보 안내도.


사진기가 고장이 났는지...촛점이 잘 맞지 않기 시작하였다.


광성보 아래의 갯펄.


갑자기 빙판길이 나타나서 조심조심.


신미양요 순국 무명용사비


쌍충비각.


쌍충비.


추운날씨이지만 어린이들을 이끈 교사가 신미순의총앞에서 역사 해설을 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찡해 왔다.


손돌목 돈대.


손돌목 돈대 설명판.


돈대의 입구.



이곳에서 저 작은 구멍 사이로 총을 쏘았으리라.


손목돈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광성포대 가는 길.


광성포대는 내려가기 귀찮아서 이곳 설명판만 보고 통과.


용의 머리를 닮아 용두돈대라고 불리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선생님) 한 용두돈대 설명판.


용두돈대.


용두돈대에 진열괸 무기.


포를 이동할때 사용하였을까?...혼자서 짐작.


용두돈대에서 바라본 바다 건너 마을은 김포?


멀리 보이는 둥근 모양은 광성포대.


억울하게 죽은 손돌에 대한 설명. (죽은 후 포상이 무슨 소용있으랴 한숨을 쉬게 하였다,)


아래서 올려다 본 손돌목.


손돌목 입구에 세워 놓은 설명판.


신미 순의총앞에서 잠깐 고개 죽여 묵념하였다.


51인의 순국 병사들의 넋이 편안히 잠들기를 기도하였다.


비탈위에 세워진 보문사.


겨울을 준비하는 보문사 극락보전.


극락보전 옆의 불상마다 100원 동전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불상들도 신사임당이 그려진 노랑 종이돈을 더 좋아할텐데....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의 손바닥에도 동전이 여러개.


각자의 소망이 담긴 소망의 병이 주렁주렁.


하느님이 커다란 붓으로 쓱슥....금빛 칠은 한 듯한 바다는 저 멀리 달아나 누워있고.


눈썹바위로 오르는 길목에 빼곡히 인간의 소망을 담은 등이 걸려 있었다.


하늘은 살짝 손만 대어도 금방 "쨍그랑~!" 소리내며  깨질듯 푸르고 팽팽하였다.


눈썹바위 아래의 마애불.


물을 보내 바다는 아기자기한 섬들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듯 정겹게 보였다.


마애석불에 대한 설명판. (아무래도 내 눈에는 심미안이 부족한 장인의 손으로 조각된 듯 하였다.ㅎㅎ)


산뒤로 팽팽하게 당겨진 파란 하늘을 손을 내밀어 만져 보고 싶었다.


내 마음을 눈치챈 듯, 옷을 벗은 나무가 파란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소망을 담은 알록달록한 이 병들을 보는 순간 "Time in a bottle"노래가 생각났다.


극란보전안의 삼존불.


스님 3분이 어느 영혼의 영가 천도제를 지내고 있는 듯 하였다.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무지한 신자들이 이  바퀴를 잡고 돌리면 불경을 읽는 것과 같다고 하는 윤장대


와불전 아래의 큰 나무 밑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보문사 향나무. 높이 1.2. 둘레 3.2미터라고 하였다.


죽은 뒤 다시 소생하였다고 하는 향나무 앞에도 많은 동자승들이 놓여져 있엇다.


와불전 설명판


누워있는 부처상. 와불. 사진이 또 말썽.


무료 족탕.  뜨거운 물로 마음까지 녹아드는 듯.


강화나들길 걷기.


뻘밭사이로 난 개여울.


서쪽으로 기운 해가 만든 우리들의 그림자.


저 멀리쳐 놓은 그물은 무엇을 잡기 위한 그물인지?


어둠이 스며드는 물과 함께 해변을 적시고 있는 모습은 한 편의 시를 연상케 하였다.


기러기들도 보금자리를 찾아 날아가고,  우리도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왔다.